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대했던 곳이었지만, 여러 이유로 만족하지 못해 아쉬웠던 장소. 홍콩 세인트 레지스의 광동요리 전문점 런 RÙN.
식당 내부도 좋았지만, St. Regis 호텔 로비의 인테리어가 특히 인상 깊었다. 유로-아시안 퓨전 스타일이라고 해야할지 어딘가 부분적으로 움베르토 앤 포예 (Humbert & Poyet)의 디자인 감성도 떠오른다. 다소 정제된 하위호환 같은 느낌. 좀 찾아보니 Andre Fu 라는 디자이너의 작업으로 보이는데 이번 홍콩 여행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인테리어는 이곳 세인트 레지스와 리뉴얼된 리젠트 호텔의 로비였다.
분위기는 대략 이렇고, 음식 얘기로 넘어가자.
보통 파인다이닝에서 세트메뉴는 주문하지 않는 편이지만, 이날은 일정이 바쁘고 여행으로 인한 피로가 누적되어, 메뉴를 확인할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정작 먹으려고 생각해 두었던 유명한 메뉴들은 주문당시 기억조차 못했다. 특히 중식의 Stir-fry 같은 요리는 집에서도 어느정도 만들 수 있는 맛이라 파인다이닝에서는 실망스러운 경우가 많아 좀처럼 주문하지 않는 요리인데 세트에 섞여있음을 확인하지 않아 가격대비 아쉬움이 매우 컸다.
아래는 Executive Lunch Set – 2023, November 기준.
인상적이었던 메뉴는 가장 비싼(..) 에피타이저 해삼. 나머지는 다 아는맛이지만 핑크 구아바 디저트도 나쁘지 않았다.
이번 방문이 주문실패로 끝나 많이 아쉬웠지만 서비스, 분위기, 호텔 자체의 전체적인 톤이 취향에 잘 맞아서, 다음에는 다시 디너로 방문할 계획이다. 못먹은 메뉴들이 눈에 밟혀서 사진첩을 열때마다 너무 속쓰리다.
전체적으로 음식이 나쁘지 않지만 새로운 음식을 경험하고픈 한국인들에게는 단품위주로 추천하며 셋트는 가격대비 별로 추천하고 싶지않다.